【 앵커멘트 】

생활고 때문에 강도로 전락한 50대 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매우 딱한 사정이 있다고는 해도 엄한 책임을 물었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7월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 들어가 강도 범행 대상을 물색한 52살 이 모 씨.

3차례의 시도 끝에 지하주차장에서 61살 여성 조 모 씨가 혼자 외제차에 타는 걸 발견했습니다.

조 씨를 뒤따라 조수석에 탄 이 씨는 흉기로 조 씨를 위협하고, 조 씨가 도망가려 하자 폭행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전날부터 밥을 먹지 못해 힘이 없던 이 씨는 조 씨의 저항에 손에 쥔 흉기를 떨어뜨렸고,

조 씨가 운전석 문으로 뛰쳐나가는 바람에 범행은 미수에 그쳤습니다.

재판에 넘겨진 이 씨는 "학교 건축자재 납품업체를 운영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부도가 났고, 올해 들어 메르스 때문에 공사가 잇따라 취소돼 생활고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암 투병 중이고, 형은 백혈병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경제적, 가정적으로 딱한 사정이 인정되나, 자칫 큰 피해로 연결될 수 있었고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책임을 엄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