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대박’ 예상됐던 박성현, 메인 스폰서 구하지 못해
“미르·K스포츠 후원금 낸 대기업 수사 앞둬 여유없어”
“매력 넘치는 선수 확실… 머잖아 계약 급물살” 관측도

미국 진출을 앞두고 ‘후원 대박’을 터트릴 것이란 예상이 나돌던 박성현(23)이 그러나 아직도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계 안팎에선 최근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여파로 대기업들이 박성현에게 관심을 둘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많게는 수십억 원씩의 후원금을 낸 것과 관련, 사법 당국의 수사가 예정돼 있다.

박성현은 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을 발표하는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 측은 “박성현의 가치가 크다는 평가지만, 새로운 메인 스폰서를 맡겠다고 나서는 곳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성환 세마스포츠 대표는 “내년 경기도 불확실하고, 최근 사회적 분위기도 좋지 않아 큰 계약을 성사시키기 힘들다”며 “현재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제안을 해놓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현은 올 연말 후원계약이 이뤄지면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박성현은 3년간 후원하던 주방가구 기업 넵스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우선협상권이 있는 넵스는 몸값이 폭등한 박성현과의 재계약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현은 새로운 스폰서로부터 역대 최고 대우를 보장받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다. 여자골프 역대 최고 대우는 2년 전 김효주(21)가 롯데그룹과 맺은 연간 13억 원, 5년간 총 65억 원이다. 2002년 박세리(39)가 CJ그룹과 체결한 연간 20억 원에 견줄만한 몸값을 받을 것이란 전망까지 흘러나왔다.

박성현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7승과 함께 상금왕과 최저타수상 등을 휩쓸며 주가를 올렸다. 초청선수로 출전한 LPGA투어 7개 대회에서 우승은 없지만,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과 3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무대에 대한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박성현이 LPGA투어 ‘잠깐’ 나들이를 통해 벌어들인 상금은 68만2000 달러(약 7억7000만 원)다. 박성현은 LPGA투어 상금 랭킹 22위이며, 40위권에 들었기에 2017시즌 LPGA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다.

하지만 박성현의 경쟁력과 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박성현의 스폰서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금융사의 마케팅 간부는 “박성현과 같은 선수는 마케팅을 펼치려는 기업에겐 매력 넘치는 카드임이 분명하다”며 “아직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기업마다 입장이 정리되면 후원계약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성현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의 남은 공식 및 이벤트대회에는 모두 불참하고 미국 진출에 ‘올인’할 뜻을 밝혔다. 오는 16일쯤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마련한 집에 짐을 푼다. 전담 코치를 비롯해 캐디, 영어 선생, 매니저 등 박성현 전담팀도 꾸린 사실도 공개했다. 데뷔전은 내년 1월 LPGA투어 개막전 바하마 클래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