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한 남성이 대낮에 거리에서 흉기로 자해를 하는데도 행인들이 만류하기는커녕 동영상을 찍느라 출동한 경찰의 구조 활동까지 방해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와 일간지 텔레그라프(De Telegraaf) 보도에 따르면 헤이그 경찰은 일요일인 지난달 31일 오후 한 남성이 노상에서 자해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곧이어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으나 경찰은 다수의 행인이 피를 흘리며 흉기로 계속 자해하는 이 남성을 제지하지 않고 동영상으로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고 한다. 

심지어 행인들은 경찰의 구조작업까지 방해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이 자해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행인들이 비켜서도록 차량에 설치된 사이렌까지 울려야 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경찰은 인스타그램에 출동 당시 현장 사진을 올린 뒤 “피 흘리는 남성을 동영상 촬영하는 무리 중에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포함돼 있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사건 현장에서) 구조대원에게 (구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하는 것과, 그런 사건을 동영상으로 찍는 게 무슨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NOS 방송에 따르면 앞서 작년 연말에도 헤이그의 쇼핑지역에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할 말을 잊게 한 사건이 있었다.

헤이그 중심가의 한 식당에서 사건이 발생해 한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는데 행인들이 창문을 통해 동영상을 찍는 데만 열을 올려 경찰과 구조대원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경찰 대변인은 “당시 출동 경찰들이 행인들의 행동을 보고 무척 화가 났다고 한다”면서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행인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경찰 대변인은 이어 사건 현장에서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므로 경찰은 행인들에게 비켜서달라고 요구하는 것 이상은 할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