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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밥 시키신 부운~
  글쓴이 : 거제짱돌     날짜 : 07-05-04 17:35     조회 : 3992     트랙백 주소
"김밥 시키신 분~" 낯선 소풍날 풍경
[노컷뉴스] 2007년 05월 04일(금) 오후 04:13  
 
3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성지곡수원지. 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소풍 인파로 이 곳은 인산인해다. 모처럼 학교를 벗어난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 속에 오토바이 한 대가 소음을 내며 도착했다. 한 아이가 일어나 은박지로 돌돌 만 김밥을 받아 친구들에게 전달했다. 잠시 후 인근 편의점에서 음료수도 배달됐다.

집에서 김밥을 준비해온 학생들은 열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은 담임교사도 김밥과 음료수를 받아 가방에 집어넣는 모습. 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범생'(모범생)으로 통하는 학생들이 서로 선생님 소풍 도시락을 챙기던 장면은 빛바랜 사진이 된 듯했다. 담임 교사 A(여·28) 씨는 "출근 준비하기 바쁜 학부모들이 소풍 도시락 준비할 시간이 어디 있겠느냐"며 "요즘은 담임 도시락을 준비하는 학부모도, 바라는 교사도 없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맞벌이가 많은 요즘 학부모들이 '손품'이 많이 들어가는 김밥을 직접 준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미안한 마음으로 '남 몰래' 분식점에서 주문해 아이 손에 건네주던 광경도 옛말. 이젠 학생들조차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도 번거로운 일이 돼버렸다. 아예 단체로 주문해 소풍 현장까지 배달을 시키는 것이다.

학부모 김은영(여·37·부산 수영구 광안동) 씨는 "퇴근은 늦고 출근은 빨라 도저히 짬이 안 난다"며 "소풍 도시락도 안 싸 준다며 구박하던 시어머니도 '마음맞는 학부모들끼리 김밥을 단체주문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지못해 허락해 주셨다"고 털어놨다. 한줄에 1000원 안팎의 그런 대로 실속있는 김밥에 익숙한 학생들도 과거와 달리 도시락을 싸오지 못했다고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편하다는 반응이다.

초등학교의 달라진 모습은 운동회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맞벌이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달빛 운동회' '휴일 운동회' 등 부모 참여를 의무화하는 행사를 제외하고, 자녀들의 운동회를 참관하는 학부모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형형색색의 반찬이 담긴 찬합을 열어 온 식구가 둘러앉아 '회식'을 하던 운동회 음식도 중화요리 등 배달 음식에 자리를 내줬다.

이날 낮 봄맞이 운동회가 열린 부산의 한 초등학교 정문 앞은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붐볐다. 학부모를 대신해 온 이들 '학조부모'는 손자 손녀들의 식사를 위해 휴대전화를 들고 중화요리점 오토바이를 기다리거나 출장치킨·피자점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손녀를 따라 온 최정희(여·62·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씨는 "맞벌이를 안 하고는 아이들 공부시키기도 힘든 각박한 현실이 가져온 낯선 풍경이지만 어떻게 며느리를 못마땅해 할 수 있겠느냐. 우리 아들 학교 다닐 적엔 소풍가는 날이 온 식구가 김밥을 별식으로 먹는 날이었는데 이젠 추억이 돼 버렸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국제신문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노컷뉴스 제휴사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국제신문에 있습니다

열정칸   07-05-05 02:22
맞습니다........맞벌이.......... 이거 참 힘들죠...  우리 애가 커서 학교에 가면 저나 집사람 역시 운동회에 참석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저는 집사람보다는 시간이 좀 있으니 저라도 참석을 할까 생각합니다.. 제 어릴 적 기억에 부모님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에 우리 애에게는 그걸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너무 큽니다.. 아들 운동회는 참석해야겠네요... 빨리 잘 커다오ㅡㅋㅋ..
방파제   07-05-05 05:02
김밥싸서 소풍가던 시절이 제일 좋았던 때 아닌가 싶다는...
요즘은 거의 없어졌지요.  전에 보니까 초밥이 대새더군요
잡어사랑   07-05-06 00:21
열정칸님 애들운동회 참석하는 부모님들은 별로없는것같으니 참석걱정은 안하셔도.....
아리   07-05-11 19:10
요새 세상 살이가 힘들어서 다들 그냥 바쁘게 살다 보니  이런 풍토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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