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는 손님, 반갑고

원하지 않은 봄비가 연일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퇴근길 오토바이를 타고 캠프까지 찾아오신 해마님.   분명, 술 이 고픈 까닭이렸다.  냉장고 만 열면 각종 재료가 그득한 태조 사정을 익히 아시는지라 떠밀리듯 마련한 술상.  오늘의 메뉴는 익숙한 돼지껍데기다.  

지방은 거의 없고 콜라겐 덩어리로 잘 알려진 식재료라서 4~50대 경년기 장애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즐겨먹는 음식이다.  퇴행성 관절염에 좋다는데, 무릎이 쑤시고 비가오면 다리가 저린 중년들에게는 특별히 좋은 안주감이 아닐까?

요리에는 감자가 찰떡 궁합인데, 재료가 떨어졌다.  있으면 넣고 없으면 마는 태조식 요리법에 고구마가 눈에 뜨인다.  비스무리한 것이라면 일단 시도해 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조리해 봤는데, 이건....  "감자보다 고구마" 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온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특징인 돼지껍데기 요리에 고구마가 들어서니 이제까지 먹었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어쩜 처음부터 고구마가 더 잘 어울리는 재료가 아니었나 싶다.

빗소리에 묻히다

키우는 토종 닭 알로 계란찜을 만들어 술상에 곁들이니 금상첨화다.   어영부영 소주 4병 비운뒤,뒤늦게 찾아오신 원 회장님과 합류하니 내일이 주말인데 또 과음이다.  하지만 어쩌랴.  "가는사람 잡지 말고 오는사람 막지 말라"는 태조의 진리앞에, 마누라의 잔소리 쯤은 봄 비 내리는 소리에 묻혀 버리는 것을...  -해원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