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의 5월이 저물어 갑니다.  저수지마다 수량은 들쭉날쭉으로 농사를 짓는 지역들에선 아직도 '물대기'를 하는 논 이 많아 안정된 수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붕어 씨알도 무척 잘아져 4치급 정도가 달려드는 소류지도 많습니다.   밤낚시에서,  혹시나 기대하고 케미라이트 불빛을 응시하기도 하지만 역시나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역시 봄비가 넉넉하게 한번 내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얼마전 150㎜ 이상의 비가 내린뒤에 대교권의 모 저수지에서 보여줬던 월척과 준척급 소식에 이어 작은 웅덩이 수준의 소류지에서 들려오는 마릿수 월척 소식이 가슴을 부풀게 합니다.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충분한 량 의 비소식이란 이런 이유 때문일 것 같습니다.

거제도를 벗어난 지역에선 떡붕어 낚시에서 한자가 넘는 갯체들을 만날수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마릿수 재미도 쏠쏠하여, 하루에 7~8치급 열댓마리는 어렵지 않다고 하는데, 어종이 다르니만큼, 채비는 중층이나 내림이 유효하다고 합니다.  어젯밤 5~60cm급 잉어가 낚였습니다.  연못 수준의 소류지 일색인 거제도 특성상 포인트 공개는 다소 어렵지만 이런 잉어가 낚임으로 해서 본격적인 잉어 시즌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기대를 갖습니다.  한밤중에 잉어소식을 듣고 통닭에 요구르트를 사들고 응원차 찾아오신 붕어섬 회원님들이 있어 어두운 밤중이 훈훈했습니다.   이십여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민물낚시, 그것도 릴 이 아닌 민장대에 처음 걸어보는 잉어의 손맛이었습니다.   힘은 대단하지만 파워에 비해 움직임은 다소 얌전하다는 느낌으로 바닷고기와의 비교를 대신합니다.

떡밥과 더불어 가장많이 사용하는 생미끼인 지렁이.  생미끼를 사용할 때 가장큰 애로점은 '똥고' 라고 불리는 잡어의 등쌀입니다.   성어라고 해야 10~12cm에 이르는 이놈들은 자신의 머리통만한 바늘을 꿀떡 삼켜 버릴  정도로 먹성이 좋아 지렁이 미끼사용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새우미끼도 달려들어 채비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가 하면, 찌의 위치를 바꾸어 서로 엉키게 하는일도 많습니다.   이 물고기를 '똥꼬"  또는 "꾸구리" 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명칭은 "민물 망둑어" 이며 흔히 "구구리" 라고 통칭됩니다.  민물이나 기수면에 사는 모든 망둑어들을 뭉뚱거려 구구리니 똥고니 하고 한꺼번에 부르는 것은 이제 정리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망둥어목 망둑과의 '민물망둑'(구구리)

민물 망둥어 구구리 와는 달리 "꾸구리" 는 학술상으로 진귀한 어종이며 한국특산어류입니다.   정확한 학술적 명칭은 "동사리"이며 몸빛은 황적갈색바탕에 갈색의 가로줄 무늬가 있습니다.  수평으로 좌우에 벌어져 있는 가슴지느러미는 물살이 빠른 곳의 돌에 몸을 바싹 붙여 은신하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크기는 6-10cm가 성어. 우리가 서식하는 곳은 남북한강상류로 깨끗하지 않는 물엔 접근도 않지요.   구구리나 꾸구리란 이름이 어떻게 우리에게 붙여졌는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류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여 여러 가지 어종을 한몫에 묶어 통칭하거나 구별이 잘 되지 않는 상태로 천차만별로 불려지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실제 여러곳에서 발간된 어류도감을 보면 서로 다르게 기술된 부분이 상당수 발견되기도 합니다.  

▲ 농어목 구굴무치과의 민물고기 '동사리(꾸구리) 는 맛이 좋아 매운탕에서 최고급 재료도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