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휴가안가냐고 물어들 보시던데..

 

전 여기서 그냥 퍼져있는게 휴가입니다.

그게뭐냐?

진정한 휴식은 다시금 열심히 일하는 원동력이닷..라고들 하시지만.

이방법 저방법 다해본결과..암거도 안하고 집에 퍼져있는데 젤 좋더이다.

 

우리집자제분(지금은 고향방분 중) 어리실적엔..

어린아기를 감당할길이 없어..부모님모시고 휴가를 갔습니다.

돌아가면서 애기보면 되쟎아 싶어서요.

아무래도 만만한 친정부모님이랑 같이 갔었지요.

근데 그거도 한3-4년 했더니..남편이 슬그머니 가기싫어하더라는..

말안통하는 울아부지덕에 운전기사노릇도 징하게해야되고..

일년먹을술을 일주일에 먹어주는 우리집안 신공도 겪어야되고..

소고기-닭고기-개고기의 순서로 하루종일 먹어주는 이상한 가족들덕에..

나중에는 저도 사실 같이 가기싫어지더라구요.

 

우리끼리 가도 될만큼 아이가 제법 큰후엔.

방학마다 애가 할머니집에 가고없으니..둘만 남는겁니다.

그래서 예전엔 둘이서도 휴가를 가봤습니다.

그리고 결심했습니다..아~ 남편이랑 둘이 휴가를 가는건 정신건강에 매우 안좋구나 ㅎㅎ

 

지금도 남편은 휴가가자면서..낚시기행(?)인지 휴가인지 이해할수없는 난코스들을 이야기합니다.

말은 언제나 그럴듯합니다만..저두 눈치가 구단이라 얼른 사태파악이 됩니다.

말은 이쪽에서 낚시하고 저쪽에선 노는거라지만..가보면 절대 그렇지않더라는..

게다가..섬이런덴..누가 꺼내주지않는 이상 절~대 못나오는 지리적 특성까지 지닌다는걸..

무슨 휴가를 폐교로 가냐고..망망대해가 펼쳐진 폐교앞바다에서 낚시하는게 어떻게 휴가냐고..

 

그래서 언제던가부터 우리는 가족셋이지만 다들 알아서 휴가갑니다.

저는 아침일찍일어나..영화관 조조보러가는게 휴가입니다.

커피한잔 챙겨들고 혼자 영화를 봅니다.재밌습니다.

게다가 극장은 지나치게 시원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혼자서 백화점도 가고 할인마트도 갑니다.

우리그분 안계실때..쇼핑같은 쇼핑도 해봅니다.

맨날 먹는거만 줄창 사들이는 장보기가 아닌..내가 보고싶은거 갖고싶은거..그런걸 삽니다.

서점에 퍼질러 앉아 책을 보는거도 참 좋습니다.

아줌마입장에서 만원남짓하는 책이 쉽사리 사지진 않습니다.

내돈안나가는 에컨 틀어주는 서점에서 찬찬히 보고싶던 책 봅니다.

정 가지고싶을만큼 혹하는 책은 사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않을 자유..

그래서 내가 하고싶던 일들만 하는 자유..

그게 내 휴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