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30. 화

태풍 두쥐안의 영향인지 일기예보가 엄청 얄궂습니다.

제주도에는 비가 내리고 남해안은 저녁부터 많은 비에 돌풍이 불고, 파도도 높을 거라고 예보를 하였습니다.

하늘은 온통 구름이 뒤덮여 있고 바람도 심하게 불어 출조를 망설이게 하는 날씨지만

기회가 있을 때 낚시는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선창에 도착하니 가게가 문을 닫았습니다.

차 트렁크에 실려있는 쓰다 남은 빵가루를 쓰기로 하고 그냥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주차장에도 차들이 없어 한가하고 방파제도 썰렁합니다.

외항은 파도가 제법 치고 있어 낚시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비도 올 것 같지만 바람도 상당히 심하게 불었습니다.

방파제 전체에 열댓명 정도의 꾼이 있을 뿐입니다.

기상 상황은 나쁘지만 좌우로 신경 안 쓰고 낚시가 여유롭습니다.

바람에 날려갈 만한 것들은 가방으로 눌러서 잡아 두고 채비를 한 후 밑밥을 투척해도 반응이 없습니다.

세 번째 캐스팅에 입질이 들어왔으나 사이즈는 방생용입니다.

이후로 간간이 입질이 들어와서 낚시가 재미가 있었습니다.

바람이 더 심해지고 비가 몇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니 서둘러 몇 사람이 철수를 합니다.

모자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립니다.

‘올 테면 와라. 오면 맞으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낚시를 계속했습니다.

살림망이 제법 무거워질 때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십니까?”

“지세포 방파제입니다. 별일 없으면 벵에돔 먹을 만큼 잡아놓았는데

 회나 한 점 하러 오이소."

여차여차해서 방파제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이미 1시 30분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모든 준비를 해 방파제로 와서 쥐치 세 마리와 벵에돔 여섯 마리를 장만하여

회를 만들었다.

썰렁한 방파제에서 파라솔 하나 펼쳐놓고 바닥에 앉아서 회 맛을 보았습니다.

쥐치는 철수하던 꾼이 세 마리를 주고 가셔서 같이 회를 쳤습니다.

방파제에서 벵에돔과 쥐치 회를 맛 보았습니다.

한 세 마리 정도가 적정량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오늘의 조과는 마릿수는 상당하였고, 씨알급도 열서너 마리는 되었습니다.

채비는 특별한 변화는 없었고, 목줄에 좁쌀 봉돌을 하나 달았습니다.

간조가 되면서 학꽁치가 몰려왔고, 벵에돔 입질도 사라졌습니다.

어쨌기나 큰비를 맞지 않고 심한 바람 속에서도 벵에돔 활성도는 좋은 편이어서 홀가분한 낚시를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