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쓰고 남은 빵가루가 발효되어 콤콤한 냄새가 난다며 버리던가 낚시가서 쓰고 오라는 마나님 말씀에, 오호라~ 일요일 아침,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샤워하고 가볍게 챙겨 장승포 해안 도로를 가봤습니다.

겨울이다보니 나뭇가지가 앙상하여 멀리서 봐도 갈리바위에 1명은 서서, 1명은 앉아서 낚시 하는 보습이 보이네요.
일찌감치 갈리바위 포기하고, 큰 고래등으로 내려 갔습니다.
어라? 분명 해안도로에선  바람도 없고 잔잔해 보이기만 하던 바다였는데 막상 큰고래등에 내려가니 북서풍이 솔찬히 불어 댑니다.
오랫만에 도보를 왔더니 내려만 왔는데도 허벅지가 딴딴해지고 숨이 가픈것이 여간 힘든게 아닌데 큰고래등에서는 도저히 낚씨가 불가능해서 다시 해안 도로로 올라 왔습니다.
힘들어서 입에서 욕 나오더군요 ㅎㅎ

다시 차를 몰아 장승포 호텔 뒤에서 내려다 보면 보이는 독립여(이름이 도저히 기억이 안나네요)로 내려 갔습니다.
7시에 집에서 나왔는데 이래저래 하다 보니 포인트 도착 시간이 8시 40분이 다 됐네요.

너무 오랫만에 낚시를 오다보니 밑밥용 크릴 1장 사서 잘게 잘라서 섞을 생각도 못하고, 목줄이 1.2호 밖에 없는것도 포인트 와서 알고, 채비 하다가 뭘 하나 빠트려서 다 풀고 다시 채비하고 이래저래 어설픈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12시 30분 철수때까지 젓볼락 열마리 정도(방생), 아가야 벵에 대 여섯마리(방생), 망상어 대 여섯마리(1마리 빼고 다 방생) 잡고
27 ~ 28 cm 정도 되는 벵에돔 2마리, 쥐놀래미 1마리 잡아 집에 왔습니다.

쥐놀래미도 그렇지만 벵에돔은 살이 빵빵한 것이 기름이 끼어 회를 써는 칼에 고기가 붙을 정도네요.

쥐놀래미 대가리, 뼈와 벵에돔 뼈 그리고 놀래미, 망상어 넣고 끓이 매운탕도 기름기가 많네요.

빵가루 2봉지, 밑밥 크릴 1장, 벵에 파우더 1봉지와 홍갯지렁이 1통이면 장승포 해안도로의 많은 포인트에서 겨울 벵에 만나기 충분할 듯 합니다.
3월 1일 쉬는 날 바람이 안 분다면 다시 한번 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