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년만에 찾아온 엘리뇨 의 한해

소녀(라니냐)가 떠나고 소년(엘리뇨) 이 온다는 4년만의 변화에 기대와 호기심으로 지켜본  2023년의 거제권 바다낚시는 전반적으로 빈작을 보였습니다.   특히 감성돔과 벵에돔 등 가을철 호황을 기대했던 대부분의 어종 조과에 있어 평균치 이하를 기록 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지역에 따라 강수량의 차이도 많았으며 폭우 와 가뭄이 반복되면서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심하게 변화 했던 것도 낚시 조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럴바에는 차라리 라니냐 때 가 좋은 것 아닌가 하는 푸념이 나오기도 하지만 엘리뇨나 라니냐 현상이 바다낚시 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뚜렷하게 검증할 방법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엘리뇨의 특성 중, 냉하난동(시원한여름,따듯한겨울)이 있는만큼 예년과 다르게 12월 중순으로 가는 현재까지 영하의 기온을 오지 않는 것을 보면 올해는 확실히 엘리뇨의 조건을 보여 준 듯 합니다.   그런 가운데 바다낚시 조과는 확실하게 저조했던 것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동해 바다에는 방어와 참치가 오징어보다 많다

이것은 12월2일 방송된 뉴스의 타이틀입니다.  동해 바다에서 어업을 하는 그물에 방어가 많이 잡히는데 그 숫자가 오징어보다 많다는 내용입니다.   동해 바다는 오징어의 주산지고 방어는 원래 우리나라에 전통적으로 잡히는 어종이 아니다 보니 이변이 되는 것입니다.   어부들이야 그물에 아무거나 많이 잡히면 좋겠지만  꾼들에게는 많은 생각을 가져다줍니다.  최근에는 방어가 연안에서도 많이 잡히지만 어선들의 조업에서 오징어보다 많이 잡힌다는 점은 변화하는 바다를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소형급 참치가 많은 숫자로 잡히는 것으로도 앞으로 변화될 연안의 바다낚시 패턴을 미리 그려볼수 있습니다.  어쩌면 낚시 장비와 방식을 통째로 바꾸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거제권의 가을 감성돔 낚시는 11월 하순부터 12월 초순까지 여기저기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반가운 마음으로 정리하고는 있지만 시즌을 너무 늦게 맞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어쩌면 늦게 시작되는 시즌이 아니라 잠깐 흘러가고 마는 반짝 조황이 아닌가 걱정됩니다.  이러다가 추춤하면 마릿수에 승부를 거는 가을시 즌이 마감되고,  씨알은 크지만 로또의 확률처럼 만나기 어려운  차가운 겨울 시즌을 맞이해야 하는 불안감 입니다.  

지금의 감성돔 조황은 여름 장마 기간 내내 가물다가 끝물에 와서야 마지못해 폭우가 한번 쏟아져 내는 느낌입니다.  순간의 힘이 강력하기는 하나, 그렇다고 누적된 가뭄의 피해가 완전히 해갈 되기는 어려운  상황에 비견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올해 감성돔 구경 한번 못했다는 꾼들의 푸념도 많이 들려오는 연말이기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2023년인 것입니다.  빈작 입니다.

한 해의 기억에 떠오르는 특이점을 꼽자면 6~7월 초순에 이르는 한여름 시즌에도 겨울의 진객 학공치가 잡혔다는 점과 더불어서 시원한 바람이 돌아야 모습을 보이는 전어가 거의 일년내내 낚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다속에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요? 오징어를 비롯한 호래기 쭈꾸미 등 두족류 낚시도 올해는 거의 자취를 감추다 시피 했습니다.  때문에, 바다가 심하게 변화했던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해마다 속을 썩였던 냉수대의 출현도 올해는 드물었는데, 이것이 여름 냉수대가 가져다주는 영향중에 부정적인것만 있었던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편서풍의 영향으로 만들어지는 냉수대가 비록 차갑기는 하지만 고영양염의 성분이므로 연안수와 합쳐지면서 발생되는 긍정적인 효과 들 말입니다.  영양제를 맞은것과 같이 당장은 몰라도 서서히 바다가 건강해지는 효과.  유익한 플랑크톤의 번성이 냉수대의 영향으로 활성화 된다는 이론이 성립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바램으로 새해는 맞이해야 하고

낚시란, 희망을 지워가는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조를 준비할 때는 대상어종이 좋아할 만한 미끼, 예민하게 반응할 채비, 새로 구입한 장비를 챙기며 각종 상황에 대비하는 시물레이션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생각치도 못한 대물이 습격했을 때 의 대처법과, 낯 선 물고기들의 폭격에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다양한 상상도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낚시 과정에서 바람이 불고 수온이 차고 살아있는 생명체를 찾기 어려운 발 밑 상황에 실망의 그림자는 서서히 꾼의 머릿속에 패배의 씨앗을 두어개 심어놓지요.   이 무거움이 조금씩 싹을 틔울때쯤 우리는 "오늘도 틀렸음" 을 깨닫게 됩니다.  전의를 잃고 장비를 접고 철수를 선택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아픔을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어느샌가 우리는 낚싯대를 부여잡고 당찬 희망으로바다에 서 있지 않습니까?  실망의 그림자가 패배의 씨앗이 심어놓는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동시에 필연적인 반작용 으로 '희망' 이라는 씨앗도 함께 심어지게 된다는 상상입니다.    이른바 '부작용'이 생긴다는 말인데, 그리하여 우리는 오늘도, 꼴방꾼 이라는 주변의 조롱을 감내하면서도 낚싯대를 손질하게 되는 것이라는 도발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낚시는 일년의 농사에 비견됩니다.  기상 조건뿐 아니라 해양의 대동맥에 속하는 '해류'에 의하여도 크게 좌우됩니다.   자연의 힘은 위대하고 정해진 해류의 움직임은 아침해가 뜨는것과 같이 일정한 방향으로 지속됩니다   그러나 영원히 변치않을 것 처럼 보이는 해류의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  역시 지진과 해일과 같은 자연 현상입니다.    우리나라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대마 난류가 태풍이나 기타 기후의 영향으로 행로를 변형하여 한반도 가까이 접근했을 때 거제도의 갯바위나 방파제는 대 호황을 맞게되는 것이 거제도 낚시계의 정설입니다.   기존 어종들의 활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난류성 어종들이 연안 가까이 붙어서 회유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치도 않았던 어종들의 출현은 보너스 느낌으로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기에 3~4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이같은 호황이 올해 오지 않을까 늘 기대하게 되는 것입니다.

Happy New Year

오늘은 "대설' 이지만 맑고 푸근하여 온화한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동지(冬至) 가 코 앞이며, 새로운 한해는 20여일 후에 찾아옵니다.   2024년은 엘리뇨로 오든 라니냐 로 오든, 모든것이 자연에 맡겨진 몫이겠지만 그래도 바램으로 는 큰 변화가 없는 한해로 느리고 부드럽게 다가오기를 바래봅니다.  폭설과 폭우 가뭄과 홍수 급변하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는 두려움으로 느껴질 테니까요.  변화가 심한 자연조건에서는 물고기의 생태계 또 한 안정적일 수는 없기에 늘 기대해 마지 않는 새해 조황의 희망을 내려놓고 그저 예년만 같았으면 하는 평소와는 다른, 소박한 심정을 드러내봅니다.    바다, 낚시조황이 대박에 이르기 보다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조과 로 다가오기를 바라며, 설레이는 가슴으로 맞이하는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신나는 낚시정보 사이트 태조FC 海源 김용화-